[통신 3社 멤버십 혜택 비교해보니]
SKT, VIP·골드회원에 포인트 무제한… 제휴 많아질수록 연간 수십만원 아껴
KT, 편의점 4곳서 15% 할인 받고 가족끼리 포인트 나눠 쓸 수 있어
LG유플러스는 쉽게 최고 등급 가능
1일부터 휴대폰 구매 지원금이 공개되는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이하 단통법)이 시행되면서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의 '멤버십 포인트'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멤버십 포인트는 통신사 고객이 식당·영화관·카페 등에서 10~20% 정도 할인 받는 서비스다.
멤버십 포인트는 원래 통신사를 선택하는 데 있어서 크게 중요한 요소는 아니었다. 멤버십 할인을 아무리 많이 받아봤자 통신사를 옮기는 대가로 받는 휴대폰 구매 지원금보다 액수가 훨씬 적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통신사 지원금에 차이가 거의 없어지고, 구매 지역·경로·시점에 따라 지원금을 차등(差等) 지급하는 것도 금지된다. 따라서 멤버십 포인트와 같은 '현금성 서비스'가 중요해졌다. 통신 3사는 한 해에 멤버십 포인트 비용으로 수천억원을 쏟아붓고 있는데 앞으로는 이 규모가 훨씬 커질 것으로 보인다.
멤버십 제휴 점포와 할인율은 통신사마다 다르다. 소비 습관을 꼼꼼히 체크해야 어떤 통신사가 나와 '궁합'이 잘 맞는지를 알 수 있다. 통신 3사의 멤버십을 가입 대상, 제휴 점포 종류, 멤버십 등급 산정 기준 등을 중심으로 비교해봤다.
◇업계 1위 SKT, 멤버십도 强者
통신 3사 멤버십을 돈으로 직접 비교하는 건 힘들다. 3사가 운영하는 멤버십 제도의 전체 틀과 포인트 지급액이 거의 비슷하고, 통신사별로 제휴된 업체와 할인율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3사는 전년도 요금 납부액과 가입 기간 등에 따라 회원 등급을 4개로 나눠서 포인트를 차등 지급한다. SK텔레콤·LG유플러스는 등급별로 포인트 10만·7만·5만·3만점을 지급한다. KT는 10만·4만·2만점을 지급하고 가장 낮은 등급 회원에게는 포인트를 주지 않는다. 대신 KT의 인터넷·TV·집 전화를 쓸 경우 이 요금들까지 등급 산정 기준에 포함할 수 있어서 우수 회원이 되는 것이 쉬운 편이다.
제휴 업체 수, 멤버십 종류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했을 때 혜택이 가장 큰 곳은 SK텔레콤이다. SK텔레콤은 제휴 업체 수가 81개로 가장 많다. 'T플'이나 '커플'과 같은 연인과 젊은 층 대상 특화 멤버십 제도도 운영 중이다. 올 3월에는 상위 2개 등급(VIP·골드) 가입자에 한해 무제한으로 멤버십 할인 한도를 제공하는 '무한 멤버십'을 내놨다. 각각 10만·7만점으로 제한된 멤버십 포인트의 장벽을 허물어 준 것이다. 제휴가 많아질수록, 제휴 점포에서의 할인율이 높아질수록 연간 수십만원을 아낄 수 있다. SK텔레콤은 무한 멤버십을 올해까지만 운영할 계획이었으나 내년에도 이어가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막대한 실탄(마케팅 비용)을 보유한 SK텔레콤만이 펼 수 있는 정책"이라고 말했다. 해외 유명 요리사가 만든 음식을 맛볼 수 있는 '테이블 2014'와 같은 이벤트가 다양하다는 것도 SK텔레콤 멤버십의 강점이다.
◇KT·LG유플러스, 특화된 서비스에 강점
소비 습관 등에 따라 KT와 LG유플러스의 멤버십이 유리한 점도 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KT는 편의점과 놀이동산 등에서의 혜택이 다른 두 업체에 비해 크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멤버십이 각각 CU와 GS25에서만 할인을 받을 수 있는 데 반해 KT는 GS25 ·세븐일레븐·바이더웨이·미니스톱 등 4곳에서 15% 할인을 받을 수 있다. 국내 최대 테마파크인 에버랜드 입장료를 할인(40%)해주는 곳은 통신 3사 중 KT뿐이다. 평소 편의점이나 놀이동산을 자주 가는 사람은 SK텔레콤보다 KT 멤버십을 쓰는 게 돈을 더 아낄 수 있다. KT는 제휴 점포 수(2만8000곳)도 3사 중 가장 많다.
KT를 쓰는 가족끼리 멤버십 포인트를 편리하게 나눠 쓸 수 있다는 점도 KT 멤버십의 강점이다. KT는 최근 멤버십 포인트와 데이터를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에서 공유하는 '올레 패밀리박스'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 서비스를 통해 멤버십 포인트가 남는 부모가 자녀에게 포인트를 넘겨줄 수 있어 가족 생활비 절감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의 멤버십은 제휴 점포 수나 멤버십 회원 대상 서비스 등에서 SK텔레콤·KT 멤버십에 다소 뒤진다. 하지만 두 회사보다 최고 등급에 오르는 게 쉽다. LG유플러스는 월 8만5000원 이상 요금제를 3개월 이상 쓰면 일반 회원이 바로 VIP 회원이 될 수 있는 '특별 승급제'를 운영 중이다. 등급 산정을 할 때 전년도 요금 납부액을 모두 합쳐야 하는 경쟁사에 비해 문턱이 훨씬 낮다. 또 LG유플러스 고객은 5만~6만원 이하의 중저가 요금제를 써도 가입 기간을 3년 이상 유지하면 VIP 회원이 될 수 있다. 중저가 요금제 가입 고객이 VIP 회원이 되려면 5~6년 이상 걸리는 경쟁사보다 기간이 짧은 편이다.